
인공지능 이론의 발전 과정은 단순히 “기계가 똑똑해지는 과정”을 넘어, 인간의 지능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이를 컴퓨터로 재현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이다. 초창기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기계가 이를 따라 할 수 있을지를 실험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언어 능력, 즉 ‘언어 지능’은 인간 지능의 핵심이라고 여겨져, 기계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일이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다. 튜링 테스트는 바로 이 목표에서 나온 대표적인 실험 방식이다. 기계가 사람과의 문자 대화에서 인간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면, 우리는 그 기계를 ‘생각하는 존재’로 볼 수 있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 연구는 언어 처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로봇이 환경을 이해하고 적절한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지능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로보틱스 분야는 움직임 제어, 센서 신호 처리, 의사결정 등을 통해 기계가 실제 세계에서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으며, 이는 생물학, 정치학, 동물 행동학까지 폭넓은 분야와 연결되었다. 특히 곤충처럼 비교적 단순한 생명체의 행동을 모방하려는 시도는 로봇 연구에서 큰 도움이 됐다. 많은 생명체가 복잡한 계산 없이도 놀라운 적응력을 보인다는 점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힌트를 주었다. 하지만 생명체의 모든 행동 논리를 수치화하고 기계적으로 구현하는 일은 지금도 매우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초기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동물의 지능을 모방하는 것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것보다 쉽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동물의 지능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는 계산 모델조차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인공지능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준 연구자들로는 매컬러와 피츠가 있다. 이들은 신경세포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분석해 최초의 인공 신경망 모델을 제안했다. 튜링은 계산 이론을 통해 “기계가 계산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특정한 규칙을 통해 표현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능 역시 계산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본격적으로 다루어졌다. 리클라이 더는 인간과 컴퓨터가 서로 협력하는 미래를 예견하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제시했다.
이와 반대로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철학적으로 비판한 학자들도 있었다. 존 루커스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를 기반으로 “기계는 인간처럼 완전한 사고를 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실제로 ‘지능’을 가질 수 있는지, 단순히 지능처럼 보이도록 행동할 뿐인지에 대한 논쟁은 인공지능 연구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의 성과가 점점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이전에 “기계로는 불가능하다”라고 여겨졌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체스를 두고, 바둑을 두고,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는 기능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지만, 초기에는 이러한 작업들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도의 지능 활동으로 여겨졌다. 인공지능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은 “기계가 어떤 일을 해내면 사람들은 곧바로 ‘그건 사실 지능이 아니다’라고 기준을 바꾸며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마치 지능의 기준을 인간만이 가능한 행위로만 한정하려는 태도라는 것이다.
존 폰 노이만은 이미 1940년대에 이러한 논쟁을 예견한 바 있다. 그는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말해준다면, 그 일을 하도록 설계된 기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계산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가능하다는 계산 이론을 강조했다. 이 말은 인공지능의 이론적 가능성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었다.
1969년 매카시와 헤이스는 “프레임 문제”를 제시했다. 이는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에서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무엇을 무시해야 하는지를 자동으로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한 중요한 문제였다. 프레임 문제는 오늘날에도 인공지능이 직면한 대표적 난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인공지능의 탄생과 초기 발전
1940~1950년대는 인공지능의 형성기였다. 당시 수학, 철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인공적인 두뇌”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신경학 연구는 뇌가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뉴런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는 전기 회로를 이용해 지능을 모방하려는 시도에 영감을 주었다. 섀넌은 정보를 디지털 신호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고, 튜링은 모든 계산이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계산 이론을 정립했다. 월터의 거북이 로봇은 단순한 아날로그 회로만으로도 환경을 인식하고 움직이는 행동을 보였고, 이는 로봇 연구가 인공지능의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피츠와 매컬러는 인공 신경망 연구의 선구자로, 신경망이 어떻게 논리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이 아이디어는 후에 딥러닝 기술의 기초가 되었다. 이들은 젊은 과학자 마빈 민스키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민스키는 첫 번째 신경망 기계인 SNARC를 만들며 인공지능 발전의 중심인물로 성장했다.
튜링 테스트와 초기 프로그램들
1950년 튜링은 “생각하는 기계”의 가능성을 논문으로 발표하며 인공지능 철학의 시작점을 만들었다. 튜링 테스트는 단순한 게임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인공지능이 지능을 가진 존재인지 판단하기 위한 깊은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1951년에는 확인자와 체스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기계가 전략 게임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초석이 만들어졌다. 아서 새뮤얼은 학습 능력을 갖춘 확인자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는 이후 “머신러닝” 개념의 초기 형태로 평가된다.
다트머스 콘퍼런스와 AI의 공식적인 탄생
1956년 열린 다트머스 콘퍼런스는 인공지능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된다. 이 회의에서는 “학습과 지능의 모든 측면은 기계적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를 컴퓨터로 구현할 수 있다”는 대담한 가설이 제시되었다. 이 자리에서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채택되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인공지능을 이끌 주요 연구자들이 모두 이곳에서 만났다. 이 회의 이후 인공지능은 하나의 독립된 학문 분야로 자리 잡았으며,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기초도 이 시기에 세워졌다.
'인공지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기술로 진화하는 인간, 트랜스휴머니즘 (0) | 2025.12.13 |
|---|---|
| AI에 의한 탈취란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 (1) | 2025.12.13 |
| 우리 생활 속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과 미래 과제 (0) | 2025.12.13 |
| 인공지능의 한계: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진짜 문제들 (0) | 2025.12.13 |
| 인공지능이란? (0) | 2025.12.11 |